지방공항을 통해 바로 지역으로 들어오고, 인근 도시를 연결해 머무는 관광으로 전환한다.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방한 관광객의 동선을 지역으로 돌리기 위한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을 확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부산·경주·울산·거제·통영, 대구·경주·안동, 청주·공주·부여·익산·전주, 양양·강릉·속초, 무안·목포·광주·여수를 잇는 5대 관광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공항을 하나의 도착지로 보는 데서 벗어나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관광의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방한객이 인천·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뒤 다시 국내선을 이용하거나 장시간 이동하는 기존 동선을 줄이고 지방공항에서 곧바로 지역 여행을 시작하도록 관광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관광권은 경주를 연결고리로 삼는다. 부산의 케이-컬처와 해양·레저, 울산의 산업관광과 MICE, 거제·통영의 남해안 관광, 경주의 역사문화, 대구의 의료·도심관광, 안동의 유교문화가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묶인다.
청주공항 관광권은 청주에서 공주·부여·익산·전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 축이다. 백제역사유적과 전통문화, 문화·예술·쇼핑 자원을 연결해 수도권으로 향하던 관광객의 동선을 충청과 전북 내륙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양양공항 관광권은 양양·강릉·속초를 묶어 산과 바다, 문화와 스포츠를 함께 경험하는 관광권으로 육성한다. 무안공항 관광권은 무안·목포와 광주, 여수를 연결해 공항과 철도, 크루즈가 이어지는 서남권 체류형 관광권을 만든다.
정부는 2027년 예산안 기준 국비 659억 원과 지방비 276억 원 등 총 935억 원을 투입한다.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지방공항과 항만을 통한 직접 입국을 확대하는 한편 도시 간 교통과 결제 편의를 개선하고 관광권별 특화 콘텐츠를 발굴한다.
특히 관광권 단위의 해외 홍보가 눈에 띈다. 그동안 개별 지방정부가 각각 지역을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도시를 하나의 관광 브랜드로 묶어 해외 마케팅을 추진한다. 관광객에게 ‘어느 도시를 갈 것인가’보다 ‘어떤 지역을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번 정책은 관광객의 숫자를 지역으로 나누는 사업에 머물지 않는다. 입국에서 이동, 체류, 체험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설계해 지역을 독립된 관광지가 아닌 연결된 목적지로 만드는 시도다.
K-관광의 다음 경쟁력은 유명 관광지를 더 많이 만드는 데 있을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지역의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외국인이 실제로 이동하고 머물 수 있는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지방공항은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